2026년 1월 5일, 국민의힘 소속 김미애 국회의원 등 11인이 ‘출입국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이 개정안은 외국인 범죄 통계를 국적별·체류자격별로 작성하고 공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를 비롯한 여러 이주민 지원 단체들은 이 개정안이 이주민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고 근거 없는 공포를 부추길 수 있다며 즉각 발의 철회를 요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

발의자들은 법무부가 현재 출입국 현황과 체류 외국인 통계를 정기적으로 작성·공표하고 있지만, 외국인 범죄 통계를 국적별·체류자격별로 정리·관리하는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발의 이유로 들었습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법무부장관이 출입국 현황, 국적별·체류자격별 외국인 체류 현황, 외국인 범죄 사건 통계를 포함한 자료를 매년 1회 이상 작성·공개하도록 의무화합니다.
  • 필요한 경우 관계 기관의 장에게 자료 제출을 요청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합니다.
  • 통계 작성·관리·공개의 구체적인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합니다.

반대 성명의 주요 논거

1. 현행 출입국관리법이 이미 충분한 안전장치를 두고 있습니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은 외국인의 체류 심사 과정에서 출신국과 이전 체류국의 범죄경력 증명서를 필수 서류로 요구합니다. 이를 통해 범죄 전력이 있는 사람은 한국에 입국할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또한 일정 액수 이상의 벌금형이나 실형을 선고받고 형 집행이 끝난 외국인은 강제 출국 조치가 이루어지므로, 현재도 국내에 ‘전과자’인 외국인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 외국인 범죄 통계는 이미 존재하며, 범죄율은 내국인의 절반 수준입니다

검찰과 경찰은 이미 국적별 외국인 범죄 통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이 통계에 따르면 외국인 범죄율은 한국인에 비해 약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적별 범죄 통계를 추가로 공개하는 것이 어떤 실질적인 정책적 이익을 가져오는지 불분명합니다.

3. 국적에 따른 차별은 인종차별철폐협약에 위배됩니다

국적별 범죄 통계를 근거로 특정 국가의 입국 심사를 강화하거나 입국 자체를 막는 행위는, 국적에 따른 차별로서 유엔 인종차별철폐협약(ICERD, International Convention on the Elimination of All Forms of Racial Discrimination)에 위배됩니다. 한국은 ICERD의 당사국으로, 이 협약의 의무를 이행할 국제법적 책임이 있습니다.

4. 인종 기반 범죄 통계는 낙인과 사회적 차별을 부추깁니다

특정 국가 출신이 많이 저질렀다는 범죄 숫자를 공개하는 것은 그 국가 출신 전체에 대한 낙인 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성명은 역(逆)으로 다른 나라가 한국인의 범죄를 국적별로 공개한다면 어떻게 될지를 생각해 보라고 묻습니다. 한국인이 유학, 취업, 결혼을 위해 해외에 나갈 때 같은 논리로 차별받을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외교적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지금 정말 필요한 통계는 따로 있습니다

이주민에 대한 혐오 동기 폭력 범죄 피해 통계는 아직도 체계적으로 구축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이주민이 겪는 사회적 차별의 심각성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파악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성명은 이주배경 인구에 관한 통계 작성 자체는 필요하지만, 그 목적은 이주민의 정착·적응·사회통합 정책을 설계하기 위한 것이어야 하며, 혐오·낙인·차별·배제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성명의 요구 사항

공동성명에 참여한 단체들은 다음 두 가지를 요구합니다.

  1. 김미애 의원 등 발의자는 출입국관리법 개정안을 즉시 철회할 것
  2. 인종차별 선동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

배경: 관련 입법 움직임

김미애 의원은 이 개정안 발의에 앞서, 약 1년 전에도 외국인(특히 중국인)의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주장하며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습니다. 해당 개정안은 건강보험 적용에 상호주의를 도입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사회 연대와 보편적 적용을 원칙으로 하는 사회보험 제도에서 특정 이주민 집단의 건강권을 제한하려는 시도는, 재정 효율화보다는 특정 국가 출신 외국인에 대한 혐오 조장이 주된 목적이라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참고 링크

안내: 출입국 관련 법령과 제도는 수시로 바뀔 수 있습니다. 최신 정보는 외국인종합안내센터 1345 또는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