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18일은 세계 이주민의 날입니다. UN은 1990년 이날 ‘모든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장에 관한 국제협약(UN이주노동자권리협약)‘을 채택한 것을 기념하여 2000년 UN총회에서 이 날을 공식 지정했습니다. 2024년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아 한국의 이주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거리에 서서, 모든 이주민의 노동권·주거권·건강권 보장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기억해야 할 죽음들

이 기자회견은 한국 땅에서 목숨을 잃은 이주노동자들을 추모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 고(故) 속헹 씨 (캄보디아, 2020년 12월 20일 사망): 경기도 포천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영하 18도 한파 속에 홀로 지내다 산재로 사망했습니다. 사인은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악화된 질병(식도정맥류 파열)이었으며, 이주노동단체들은 이를 업무상 재해로 주장했습니다. 2024년 기자회견 시점에서 속헹 씨의 죽음은 4주기를 맞이했습니다.

  • 고(故) 강태완 씨 (미등록 이주아동 출신 청년노동자): 미등록 이주아동으로 한국에서 자라 청년노동자가 된 뒤, 산재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 아리셀 중대재해 참사 (2024년 6월 24일): 2024년 6월 24일 경기도 화성시 아리셀 리튬 배터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노동자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사망자 23명 중 18명은 이주노동자였습니다. 경영책임자들은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으며, 피해자들은 엄중한 처벌을 촉구하며 싸워오고 있습니다.

  • 미등록 단속 과정 사망: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 과정에서 베트남 여성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주거권: 비닐하우스 기숙사 문제

현황

2024년 11월 27일 폭설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을 때, 이주노동자들이 머무는 비닐하우스 기숙사가 눈의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거나 변형되는 사태가 잇따라 발생했습니다. 이주노동자 주거환경의 취약한 실태가 그대로 드러난 것입니다.

문제의 핵심

현행 제도는 사업주가 비닐하우스 같은 가설건축물을 지자체에 ‘임시숙소’로 등록하면 이주노동자 기숙사로 활용할 수 있게 허용하고 있습니다. 화재, 폭염, 폭우, 한파, 폭설에 극도로 취약한 이 구조물들이 이주노동자의 일상적인 생활공간이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단체들의 요구

  • 한파·폭설 대비 이주노동자 주거환경 긴급 일제 점검 실시
  • 노동부는 경기도 등 지자체의 사업장 정보 요청에 즉각 응할 것
  • 가설건축물의 이주노동자 기숙사 사용 전면 금지
  • 인간다운 생활이 가능한 기숙사 기준 마련 및 보장

노동권: 사업장 변경 제한과 강제노동

현황

고용허가제, 계절근로, 숙련기능인력, 어선원 등 대부분의 이주노동자 제도는 노동자가 스스로 직장을 옮길 수 없도록 사업장 변경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주노동자는 열악하거나 위험한 환경에서도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 놓입니다. 심지어 정부도 계절근로 제도 내에 인신매매 수준의 착취가 존재한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임금체불 피해도 해마다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단체들의 요구

  • 모든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 자유 보장
  • 노동허가제 도입
  • 임금체불 근절 및 임금 보호 강화
  • 최저임금 차등 적용 시도 중단 (이주노동자에게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에 반대)
  • 이주여성 노동자에 대한 성차별·성폭력 근절
  • 농어업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 및 권리 보장
  • 돌봄노동의 이주여성 전가 정책 중단

건강권 및 산업안전: 위험의 이주화

산재사망률

2024년 10월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개한 연구(서울대학교 산업협력단 수행)에 따르면, 국내 이주노동자의 산재사망률은 동일 연령대의 한국 국적 노동자보다 최소 2.3배에서 최대 3.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OECD 회원국 중에서도 산재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인 대한민국 노동자와 비교해 이주노동자의 사망률이 최소 2.3배 이상 높다는 점은 충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미등록 이주민의 건강 문제

건강보험이 없어 아파도 병원을 가기 어렵고, 단속·추방의 위협 때문에 산재를 당해도 신고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등록 이주아동·청소년은 공적 의료서비스, 보육, 교육에 접근하기 어렵고 미래를 계획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있습니다.

단체들의 요구

  • 위험하고 열악한 작업환경을 이주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위험의 이주화’ 중단
  • 이주노동자 산업안전 근본 대책 마련
  • 미등록 이주민 단속·추방 중단 및 체류권 보장
  • 미등록 이주아동·청소년 구제 대책 연장 및 체류권 보장
  • 미등록 이주민의 건강보험 접근권 확대

핵심 요구사항 정리

분야주요 요구
주거권가설건축물 기숙사 전면 금지, 안전 숙소 기준 보장
노동권사업장 변경 자유 보장, 노동허가제 실시, 임금체불 근절
건강권미등록 이주민 의료 접근권 보장, 체류권 부여
산업안전이주노동자 산재 근본 대책, 위험의 이주화 중단
국제협약UN 이주노동자권리협약 비준

공동 기자회견 참가

이 기자회견문은 2024년 12월 18일 세계 이주민의 날을 맞아 다수의 이주인권단체가 공동으로 발표한 것입니다. 원문은 MAP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주민의 권리와 관련된 최신 법령·제도 정보는 외국인종합안내센터(전화 1345, 평일 09:00~22:00)나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