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5일 열린 인종차별 철폐의 날(3월 21일) 기념대회가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열렸다.
전국이주인권단체 공동 주최로 열린 이날 기념대회는 ‘차별과 혐오 없는 새로운 세상! 이주민에게 자유와 평등을!’ 주제로 이주 노동자와 이주배경 청소년, 청년, 유학생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난민 활동가 마준도 이 발언에 함께 했다. 마준은 우리 사회의 인종 차별과 혐오 발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 난민 활동가 마준 발언 전문
안녕하세요, 마준입니다. 안녕하세요. 자흐라입니다.
오늘 저는 우리 중 많은 이들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 즉 우리 사회에 번지고 있는 인종차별과 혐오 표현의 그림자에 대해 말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고국 이집트의 군사 쿠데타에 반대하다 한국으로 왔습니다. 현재 저는 이곳에서 배달 라이더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제가 오토바이 옆에 서 있을 때 한 한국인 배달 노동자가 다가와 저에게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 왜 배달 일 하냐”고 소리치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은 제 체류 자격을 확인 후 떠났습니다.
이 사건은 이주 노동자들을 향한 신체적 폭력을 이미 낳은, 훨씬 더 크고 구조적인 적대감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일은 결코 우연히 일어난 것이 아닙니다. 이는 이주민과 난민이 정치적 희생양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빼앗는다거나 임금을 낮춘다는 소문들이 퍼지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은 항상 시끄럽거나 폭력적인 모습만 띠는 것이 아닙니다. 때로는 시스템 속에서 조용히 구조적으로 작동합니다.
법적으로 저는 여권 대신 ‘난민 여행증명서’를 사용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끊임없이 장벽과 지연에 부딪힙니다. 제가 사업자 등록을 하려 했을 때, 행정 관청은 이집트 여권만 요구했습니다. 법무부가 저의 권리를 확인해주었는데도, 행정공무원들이 그 법에 대해 통지받을 때까지 몇 달을 더 기다리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제가 어려울 때 친구가 해외에서 보낸 돈을 찾으려 했을 때도, 모든 은행은 제 여권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저를 문전박대했습니다. 난민인정자조차 은행과 주민센터에서 이런 장애물을 겪는다면, 인도적 체류자나 난민 신청자들이 겪을 악몽은 어떻겠습니까?
또한, 운전면허 시험에 아랍어가 없다는 사실은 구조적인 함정이 되어, 생계를 위해 운전해야 하는 중동 이주민들을 무면허 운전과 형사처벌로 내몰고 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인종차별과 혐오 표현은 단순히 우리의 감정에 상처를 주고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갉아먹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가능성들을 억누릅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난민이라는 이유로, 혹은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는 이유로 행해지는 차별은 우리 세상 어디에도 설 곳이 없습니다.
신분과 체류자격을 넘어, 우리는 모두 노동자입니다. 국경을 넘어, 우리는 모두 인간입니다
함께 연대하자! 증오를 멈추자! 모두를 위한 미래를 건설하자! 다 같이 구호합시다. 신분, 체류자격을 넘어 우리 모두는 노동자다! 국경을 넘어 우리는 모두 인간이다! 난민을 쫓아내는 난민법 개정 반대한다! 밀실 개정 중단하고 모든 난민을 환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