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은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이주민을 즉시 송환할 수 없을 때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시설에 가둘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입니다. 구금 기간에 상한이 없고, 구금이 꼭 필요한지 독립적으로 검토하는 절차도 없어 수년에 걸친 무기한 구금을 가능하게 한다는 심각한 인권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3년 3월 이 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고, 2025년 5월 31일을 개정 시한으로 못 박아 두었습니다. 이 글은 해당 조항의 문제점, 법원의 판단, 개정안의 내용, 그리고 국제 기준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현행 법 조항의 문제점
무기한 구금을 허용하는 구조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은 ‘강제퇴거 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단 하나의 조항 때문에 다음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 왔습니다.
- 구금 기간의 상한이 없습니다. 4년 넘게 구금된 난민 사례가 실제로 존재합니다.
- 구금 필요성 심사가 없습니다. 구금이 꼭 필요한지 누군가 검토하지 않아도 됩니다.
- 행정청이 모든 것을 결정합니다. 구금 여부와 기간 모두 강제퇴거를 집행하는 행정청이 단독으로 결정합니다.
- 보호명령이 자동으로 따라붙습니다. 실무에서는 강제퇴거명령이 내려지면 구금을 명하는 보호명령이 별도 검토 없이 자동으로 붙습니다.
취약한 사람들이 더 오래 갇히는 역설
본국으로 돌아갔다가는 생명이 위험한 난민신청자, 임금체불 등 국내에서 법적 절차가 진행 중인 이주노동자 등은 오히려 구금이 더 길어지는 상황에 처합니다. 현행 법은 아래 사항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 질환이나 장애가 있는지 여부
- 임신 여부
- 국내에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는지 여부
- 난민심사 또는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인지 여부
실제 피해 사례
- 독방에서 새우꺾기 고문을 당한 난민신청자
- 성인 남성들과 한 방에서 지내야 했던 아동
- 최근에는 3세 아동이 창문도 없는 보호실에서 성인 남성들과 19일간 구금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판단
헌법재판소는 2023년 3월 23일, 출입국관리법 제63조 제1항이 과잉금지원칙과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되어 피보호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결정하고, 2025년 5월 31일을 시한으로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위 법률조항을 계속 적용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는 세 번째 위헌소송에서 나온 결정입니다. 두 번째 소송에서는 위헌 의견이 과반수였으나 6인 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합헌 결정이 내려졌고,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습니다. 국회가 개정을 미루는 사이 수원지방법원이 위헌제청을 해 헌법재판소에 세 번째 기회가 돌아왔고, 이번에는 마침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헌법재판소는 “보호의 개시 또는 연장 단계에서 집행기관으로부터 독립된 중립적 기관에 의한 통제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다”고 지적하였으며, “보호명령을 발령하기 전에 당사자에게 의견을 제출할 수 있는 절차적 기회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하다”는 점도 위헌 사유로 확인하였습니다.
박주민 의원 대표발의 개정안의 내용
기자회견에서 논의된 개정안은 다음과 같은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담고 있습니다.
| 개정 내용 | 현행 |
|---|---|
| 구금은 최후의 수단으로만 허용 | 강제퇴거명령에 자동으로 보호명령 부과 |
| 구금 기간 상한 설정 | 기한 없음 |
| 취약성 비교형량 의무화 | 고려 의무 없음 |
| 법원에 이의신청 가능 | 법원 심사 없음 |
| 최초 구금 20일 이후 연장 시 법원 심사 필요 | 법원 심사 없음 |
국제 기준과 해외 사례
유엔과 국제사회는 오래전부터 한국의 이주구금 제도 개선을 권고해 왔습니다.
- 유엔 자유권위원회(2015년): 이민구금 기간을 제한하고, 구금이 최후의 수단으로만 사용되도록 할 것을 권고
-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2019년): 구금의 적법성을 독립 기구가 정기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고, 구금 외 대안적 조치를 우선 적용하며, 아동 및 미성년자의 구금을 피할 것을 권고
- 유엔 아동권리위원회(2019년): 이주를 사유로 한 아동의 구금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아동 구금을 신속하고 완전하게 중단할 것을 권고
각국의 구금 기간 상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위헌결정을 통해 이주구금의 상한을 100일로 정한 대만의 사례나, 위헌결정에 따라 그 기간을 90일로 정한 이스라엘의 사례를 참고하여 보호기간의 상한을 적절하게 정할 것을 기대하였습니다.
| 국가/지역 | 구금 기간 상한 |
|---|---|
| 유럽연합(EU) 회원국 | 최초 6개월, 연장 최장 12개월 |
| 프랑스 | 90일 |
| 대만 | 100일 |
| 남아프리카공화국 | 120일 |
| 한국(현행) | 기한 없음 |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헌법재판소가 개정 시한을 2025년 5월 31일로 정해 놓았음에도, 개정 전까지는 해당 조항이 계속 적용됩니다. 그 결과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자의적 구금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국회와 시민사회가 함께 촉구하는 것은 다음 두 가지입니다.
- 개정안의 신속한 국회 논의와 통과: 위헌적 구금을 하루빨리 끝내야 합니다.
- 아동 구금의 전면 금지: 이주를 이유로 한 아동 구금은 어떤 경우에도 허용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 문제가 나와 관련이 있다면
현재 강제퇴거 명령 또는 보호명령을 받은 상황이라면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마세요. 아래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실 수 있습니다. 수치·기한 등 최신 정보는 반드시 1345(외국인종합안내센터) 또는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에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외국인종합안내센터: 전화 1345 (평일 09:00~22:00, 18시 이후에는 한국어·영어·중국어)
-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www.kpil.org
- MAP (Migration to Asia Peace) 난민 뉴스: 이 문제를 포함한 난민·이주민 관련 소식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