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난민 당사자들이 법무부의 난민법 개정법률안에 반대하며 발표한 공동 성명입니다. 이 성명은 2021년 12월 법무부가 발의한 난민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난민 신청자의 권리를 실질적으로 박탈하고 추방을 손쉽게 만드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국회에 해당 법안의 즉각 폐기를 촉구합니다.


배경: 법무부의 난민법 개정법률안 발의

법무부는 2021년 12월 17일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난민법 개정법률안을 발의하였습니다. 이 법안은 2018년 예멘 난민들이 제주도에 대거 도착하면서 일부 사회에서 불거진 난민 혐오 정서에 기대어 추진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여러 곳에서 나왔습니다.

  • 시민사회단체 및 난민 당사자 단체
  • 국가인권위원회
  • 유엔난민기구(UNHCR)
  • 대한변호사협회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이처럼 광범위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무부는 법안을 강행 발의하였고 이후 국회 통과를 추진하였습니다.


법안의 핵심 문제: ‘부적격 결정’ 제도

이 개정안의 가장 중요한 조항은 난민 재신청자를 심사조차 받지 못하게 하는 ‘부적격 결정’ 제도입니다.

이 제도가 도입될 경우 다음과 같은 심각한 결과가 예상됩니다.

  • 처음 심사 당시 법률 조력이나 통역 지원을 받지 못해 난민임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한 사람들이 두 번째 심사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됩니다.
  • 그 결과, 실제 난민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못한 채 본국으로 추방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한국 난민심사의 현실

낮은 난민인정률

한국의 난민인정률은 OECD 가입국 중 최저 수준입니다. 매년 난민인정률이 채 1~2%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OECD 평균 인정률인 약 23%와 비교하면 극히 낮은 수치입니다.

2022년 기준 난민인정 신청은 11,539건이었으나, 신규 난민인정자는 175명에 불과했습니다. (지표누리 난민 통계 현황) OECD 평균 인정률인 약 23%에 비해 여전히 매우 낮은 수치입니다. (난민인권센터 보고서)

부족한 지원 환경

현재 한국의 난민심사 과정에는 다음과 같은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 대부분의 난민 신청자는 심사 과정에서 법률 조력을 받지 못합니다.
  • 통역 및 번역 지원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 필요한 증거를 수집하거나 제출할 기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국내외에서 꾸준히 지적되어 왔습니다.


정부 행정 관행에 대한 우려

시민사회단체들은 난민법 시행 이후 정부가 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보다는 오히려 신청 기회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운용해 왔다고 비판합니다.

  • 부실 심사 조장: 전국적으로 난민심사의 질을 떨어뜨리는 방향의 지침이 하달되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 심사 오염 사건: 공정하고 전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난민심사가 심각하게 오염·조작된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 체류자격 박탈 압박: 부실 심사의 피해자들에게 ‘남용적 신청자’라는 낙인을 찍고 체류자격을 박탈하여, 사실상 자진 출국을 압박해 왔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한국 난민법의 의미와 위기

한국의 난민법은 2013년 시행 당시 아시아 최초의 독립된 난민협약 이행 법률로서 정부와 국회가 자랑스럽게 내세워 온 인권법입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법률안은 그 근간을 흔드는 것으로, 비판자들은 난민법이 ‘인권법’에서 ‘추방법’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시민사회의 요구

성명에 참여한 단체들은 다음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1. 법무부는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난민법 개악안을 즉각 폐기하라.
  2. 국회는 2012년 난민법 제정 당시의 정신과 가치를 지켜라. 인권법으로서의 난민법은 더 이상 후퇴해서는 안 되며,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합니다.
  3. 정부는 혐오를 선동·이용하여 입법을 추진하는 것을 즉각 중단하라.

참고 링크

이 문서에 포함된 수치(난민인정률, 신청 건수 등)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최신 정보는 1345 외국인종합안내센터 또는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