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기간 중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이주노동자만을 대상으로 진단검사를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시행하였습니다. 이에 여러 이주인권단체들이 공동으로 의견서를 작성하여, 차별 없는 인권 기반 방역대책 수립을 촉구하였습니다. 이 문서는 그 의견서의 배경과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요?
이주노동자 고용이 밀집된 사업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늘어나면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수본)는 ‘외국인 근로자 방역대책’을 수립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이주노동자만을 구별·분리하여 코로나19 진단검사를 강요하는 행정명령을 시행하였습니다.
특히 일부 지자체는 채용 대상이 이주노동자인 경우, 진단검사를 실시하여 음성 판정을 확인한 뒤에 채용할 것을 의무화하는 행정명령을 시행하였습니다. 이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이유로 채용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입니다.
이주인권단체들의 입장
이주인권단체들은 이러한 행정명령이 인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중수본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하였습니다.
- 차별 없는 방역: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국적과 무관합니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는 방역대책이 필요합니다.
- 사회구성원 전체의 안전: 특정 집단을 배제하고 차별하면 방역의 허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주민에 대한 배제는 오히려 전 사회적인 방역에 허점을 노출하는 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었습니다.
- 인권에 기반한 정책 수립: 방역 정책은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여야 하며, 사회적 재난 상황에서는 모든 구성원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이러한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명령이 이주민의 평등권을 침해하였는지에 대해 「헌법」, 「국가인권위원회법」, 인종차별철폐협약 등 국제기준, 그리고 유엔이 각국의 방역 등 공중보건 조치가 차별과 인권침해로 연결되지 않도록 마련한 지침 등을 근거로 검토하였습니다. 2021년 3월 22일 제6차 전원위원회에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국적에 따라 차이가 없음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이루어진 행정명령은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조치로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행정명령은 외국인 노동자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한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인권위는 노동자의 국적에 관계없이 비차별적인 내용으로 수정·변경하고 향후 차별 및 인권침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이후 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명령에 대한 철회를 요청함에 따라, 진단검사 의무화 행정명령은 ‘고위험 사업장에 대한 검사 권고’로 변경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동일 사업장에 고용된 내국인에 대해서도 진단검사가 권고되었습니다.
반복되는 차별의 문제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은 진단검사 행정명령에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이주노동자를 비롯한 이주민들은 마스크 배분 정책에서 차별과 소외를 경험하였고, 재난지원금 배분에서도 같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이주 노동자들은 백신 휴가를 사용하기도 어려운 데다, 일과 후 외출도 허락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아예 공장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하거나 친구도 만나지 말라는 지시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이주노동자로서 알아두면 좋은 것들
방역 관련 행정명령이나 진단검사 안내를 받았을 때, 내용이 국적만을 이유로 검사를 강제하는 것이라면 차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아래 기관에 도움을 요청하실 수 있습니다.
- 외국인종합안내센터 1345: 한국어가 어렵더라도 여러 언어로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방역·체류·노동 관련 문의 모두 가능합니다.
- 국가인권위원회: 차별 또는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생각되면 국가인권위원회(www.humanrights.go.kr)에 진정을 넣을 수 있습니다.
- 이주인권 지원단체: 지역별로 이주민을 지원하는 단체들이 있습니다. 공익법센터 어필(apil.or.kr) 등에서 법률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나 절차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청 전 1345나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에서 최신 정보를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링크
- 국가인권위원회 보도자료 (이주노동자 진단검사 행정명령 관련): https://www.humanrights.go.kr/site/program/board/basicboard/view?menuid=001004002001&boardtypeid=24&boardid=7606412
- 공익법센터 어필, 코로나19 이주민 백신 접종 의견서: https://apil.or.kr/news/20936
- 서울시 외국인 노동자 진단검사 행정명령 권고: https://news.seoul.go.kr/gov/archives/524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