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서는 2025년 7월 9일, 한국에서 이주민 인권을 위해 오랫동안 활동해 온 여러 단체들이 함께 발표한 공동 성명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2025년 7월 3일)에서 나온 이주민 관련 정책 기조에 대한 우려와 요구 사항을 담고 있습니다.


왜 이 성명이 나왔나요?

2025년 7월 3일,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0일을 맞아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명확한 약속 없이 “나중에”라는 답변이 나왔고, 새 정부에서도 미등록 이주민에 대한 단속과 강제추방 정책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이에 이주민 인권 단체들은 깊은 유감을 표하며 함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차별금지법, 지금 당장 만들어야 합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령 사태 이후, 이주민과 이주노동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가 사회 곳곳에 퍼졌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인종차별적 발언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오히려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종 차별을 명확히 금지하는 법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차별금지법은 나중에”라는 답변은 이주민뿐 아니라, 이 사회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인권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는 차별금지법을 인권을 지키는 나라의 기본 조건으로 봅니다. 정부가 사람들의 생계와 사회통합을 진정으로 중요하게 여긴다면, 언제, 어떻게 이 법을 만들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고 반드시 추진해야 합니다.


미등록 이주민 단속과 추방, 이제는 바꿔야 합니다

새 정부가 이주민 인권을 더 존중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미등록 이주민들은 여전히 단속과 강제추방의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경기도 마석 등 일부 지역에서는 법무부와 경찰이 이주노동자들의 집과 일터에 갑자기 들이닥쳐 문을 부수고 무단으로 침입했습니다. 신분 확인도 없이 무작위로 사람을 체포하고, 아이를 키우는 가족까지 연행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단속을 피하려다 다치거나 목숨을 잃는 이주노동자도 생기고 있습니다.

또한 출입국·외국인 보호위원회와 같은 정부 기관이 당사자나 인권단체의 의견도 듣지 않고,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채 결정을 내리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이런 방식의 단속과 행정은 국제 기준에 맞지 않습니다.

“불법인 사람은 없다”는 인권의 기본 원칙에 따라, 정부는 미등록 이주민에게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정책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주노동자 없이는 한국 경제도, 일상도 돌아가지 않습니다.


이주아동의 권리는 모두에게 똑같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모든 아이는 출신 나라나 체류 자격에 상관없이 똑같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다음과 같습니다.

  • 출생신고 보장: 모든 아동이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 기본 서비스 접근 보장: 어린이집, 학교, 병원 이용 같은 기본 권리를 법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 구금·추방 금지: 체류 자격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어린이를 가두거나 추방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러나 한국에 오래 살고 있는 미등록 아동과 그 가족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은 여전히 부족합니다. 이주배경 청소년이 자립하고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직업 교육, 상담, 또래 관계 형성 기회도 함께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주노동자 제도, 인권 중심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고용허가제의 문제

현재의 고용허가제는 이주노동자를 한 사업장에만 묶어두어 자유롭게 직장을 옮기지 못하게 합니다. 이런 구조는 임금 체불이나 부당 대우를 당해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게 만들고,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침해합니다. ILO(국제노동기구) 기준에 맞는 ‘노동허가제’로 전환하여 이주노동자가 자유롭게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계절노동자 제도의 문제

국회에 올라온 관련 법안에는 계절노동자 제도에 법적 근거를 만들고, 근로조건과 인권 보호를 강화하며, 불법 중개인 개입을 막고, 임금 체불·질병·사망에 대비한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많은 계절노동자들이 농어촌 지역에서 충분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심각한 인권 침해를 겪고 있습니다. 정부가 농어촌에 필요한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 문제입니다.

외국인 가사·돌봄 노동자 정책의 문제

정부가 추진하는 외국인 가사·돌봄 노동자 도입 정책은, 값싼 노동력을 늘리는 방식이어서 일하는 사람의 권리도 보호받지 못하고 일자리의 질도 낮아집니다. 서울시가 진행한 필리핀 가사노동자 시범사업의 한계가 드러났음에도 정부는 이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공 돌봄 서비스를 키우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저임금 노동에만 의존하는 방식입니다. 결과적으로 돌봄노동의 질도, 이주노동자의 인권도 모두 지켜지지 않게 됩니다.


이주민을 지원에서 제외하지 마세요

정부는 2025년 30조 5천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국민에게 1인당 15만~50만 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당시에도, 정부는 영주권자와 결혼이민자에게만 지원금을 지급하고 이주노동자는 제외했습니다. 이런 차별은 “모두를 위한 나라”를 내세우는 정부의 원칙과 맞지 않습니다. 이주민도 세금을 내고, 한국 경제와 사회를 함께 떠받치고 있습니다. 정부는 모든 이주민이 공정하게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요구하는 것

  • 이주민을 차별하거나 배제하지 말고, 공정하고 인권 중심의 정책을 만드세요.
  • 단속과 추방 정책을 당장 멈추고, 미등록 이주민에게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 차별금지법을 지금 당장 제정하세요.
  • 이주노동자가 직장을 자유롭게 옮길 수 있도록 보장하세요.
  • 한국에 오래 사는 미등록 아동과 가족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도록 실질적인 제도를 마련하세요.
  • 난민이 한국 사회에서 자립하고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정책을 만드세요.
  • 결혼이주민이 잘 정착하고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세요.

궁금한 점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외국인종합안내센터 1345(평일 09:00~22:00, 18시 이후에는 한국어·영어·중국어)로 전화하시거나,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홈페이지 www.immigration.go.kr을 방문하세요. 수치나 기한 등 최신 정보는 신청 전 1345나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에서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