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 난민 지원 단체들의 연대 기구인 난민인권네트워크가 2021년 8월 16일 발표한 긴급 성명입니다.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장악 과정에서 위험에 처한 현지 조력자 보호와 국내 체류 아프간인에 대한 강제 출국 중단을 한국 정부에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배경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장악

2021년 4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선언한 지 넉 달 만에 탈레반은 빠른 속도로 전국 주요 도시를 점령했습니다. 2021년 8월 15일 기준으로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수도 카불 지역만을 겨우 통제하고 있었으며, 탈레반과 정권 이양 협상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사실상 탈레반이 카불을 접수한 상황이었습니다.

인도주의적 위기

이 과정에서 대규모 피란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2021년 5월 말부터 아프가니스탄 내에서만 약 25만 명이 집을 잃었고, 이 중 80%가 여성과 아이들이었습니다. 같은 해 초부터 누적 피란민은 약 40만 명에 달했으며, 2020년 말 기준 국내 실향민(IDP)은 이미 290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UNHCR은 각국 정부에 국경 개방, 난민 신청 절차 보장, 강제 송환 금지를 촉구했습니다.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활동과 현지 조력자 문제

한국의 아프가니스탄 파견 이력

한국은 2002년 동의·다산 부대를 시작으로, 2010년 5월 11일부터 2014년 6월 23일까지 아프가니스탄 파르완 주에 지방재건팀(PRT, Provincial Reconstruction Team)을 운영했습니다. 이와 함께 NATO 주도 국제안보지원군(ISAF)을 지원하는 오쉬노 부대도 파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다수의 아프간 현지인을 통역사, 의료진, 사무직 직원 등으로 고용했습니다. 정확한 인원수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왜 현지 조력자들이 위험에 처했나

탈레반은 외국 정부나 파병국을 도운 아프간 민간인을 ‘배신자’로 간주합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의 보고서에 따르면, 탈레반은 공식적으로는 이들을 해치지 않겠다고 부인했지만, 실제로는 아프간 정부나 외국 기관에서 일했다고 의심받는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아 살해한 사례가 확인되었습니다. 2021년 8월 11일, 연합뉴스는 한국 기관에서 근무했던 수백 명의 아프간인들이 “탈레반이 나를 쫓고 있다, 도와달라”며 한국 정부에 보호를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타국의 대응과 한국의 과거 비판

다른 파병국들의 조치

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네덜란드, 독일 등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나라들은 현지 조력자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 비자 프로그램이나 난민 재정착 제도를 마련했습니다.

  • 미국: 특별이민비자(SIV, Special Immigrant Visa) 제도를 통해 아프간 조력자와 가족에게 비자를 발급해 입국을 허용했습니다.
  • 뉴질랜드: 2013년 아프간 통역사 30명을 초청해 정착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 영국·호주·독일·네덜란드: 유사한 특별 절차를 마련하거나 준비 중이었습니다.

2014년 PRT 철수 당시의 비판

한국 정부는 2014년 PRT를 철수할 때 현지 조력자들을 위한 보호 조치를 마련하지 않아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았습니다. 탈레반의 재집권으로 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성명의 핵심 요구

현지 조력자 지원 (요구 1)

한국 정부는 PRT 및 관련 기관에서 일한 통역사 등 현지 직원과 그 가족의 현황을 즉시 파악하고, 이들이 한국으로 대피할 수 있도록 비자를 발급해야 합니다. 재외 아프간 공관이나 인근 국가 공관을 통해 신청을 접수하는 방식을 포함한 구체적인 절차가 필요합니다.

국내 아프간인 보호 (요구 2)

한국 정부는 현지 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때까지 국내 체류 아프간 국적자에 대한 강제 출국(추방)과 외국인보호소 수용을 즉시 중단하고, 체류 기간을 연장해야 합니다.

이 요구는 한국 정부가 2021년 미얀마 군사 쿠데타 이후 미얀마 국적자에 대해 강제 출국 중단, 피구금자 석방, 체류 기간 연장 조치를 취했던 선례에 근거합니다.


이후 결과

한국 정부는 성명 발표 약 열흘 뒤인 2021년 8월 24~26일, ‘미라클 작전’을 통해 군 수송기 3대를 아프가니스탄과 인근국에 파견했습니다. 한국 대사관, 한국 병원, 직업훈련원 등에서 근무했던 아프간인과 그 가족 390명이 8월 26일 한국에 입국했습니다. 정부는 이들을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 제14조의2에 따른 ‘특별기여자’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입국 이후 정착 지원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지속적인 시민사회의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성명 발표 단체

이 성명은 난민인권네트워크 소속 29개 단체와 4개 특별 회원 단체(2021년 7월 14일 기준)가 연명으로 발표했습니다.

소속 단체 (가나다순):

TFC(The First Contact for Refugee), 공익법센터 어필, 공익변호사와 함께하는 동행, 공익사단법인 정,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공익인권센터 드림(DREAM), 국제난민지원단체 피난처, 글로벌호프, 난민인권센터, 동두천난민공동체, 동작FM,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연대위원회, 사단법인 두루, 서울온드림교육센터, 수원글로벌드림센터, 순천이주민지원센터, 아시아의 친구들, 아시아평화를향한이주MAP, 이주여성을위한문화경제공동체 에코팜므, 이주민지원공익센터 감동, 의정부 EXODUS, 이주민지원센터 친구, 천주교 제주교구 이주사목센터 나오미, 재단법인 동천, 재단법인 화우 공익재단, 제주평화인권연구소 왓, 참여연대, 파주 EXODUS, 한국이주인권센터


참고 링크

안내: 체류 자격, 강제 출국 유예, 난민 신청 등 구체적인 절차와 최신 현황은 반드시 1345(외국인종합안내센터) 또는 관할 출입국·외국인청에 문의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