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8일, 대구 성서공단의 한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베트남 출신 이주노동자 뚜안(25세, 여성) 씨가 출입국 단속을 피해 숨어 있다가 추락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사건은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된 정부 합동단속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전국 이주인권·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강제단속의 즉각 중단과 책임자 처벌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사건 개요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는 2024년 10월 28일 달서구 성서공단의 한 자동차 부품 제조공장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을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베트남 출신 뚜안씨(25세, 여성)가 단속을 피해 숨어있다가 3층 높이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습니다.

뚜안 씨는 계명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 입학을 준비 중이었으며, 체류 자격은 있었지만 제조업 취업이 허용되지 않는 구직 비자 신분이었기 때문에 단속 대상이 되었습니다.

뚜안 씨는 성서공단 내 공장에서 근무를 시작한 지 2주일밖에 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뚜안 씨는 공장 마당에 단속반 차량이 있는 것을 SNS로 확인하고 계속 단속 중인 것으로 오인해 밖으로 나오지 못했습니다. 뚜안 씨는 사망하기 전 직장 동료와 나눈 SNS 메시지에서 “무섭다”, “숨쉬기 힘들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이것이 그녀의 마지막 말이 되었습니다.


이번 단속의 배경

이 단속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전후해 불법으로 국내에 체류 중인 이주노동자에 대해 진행된 정부 합동단속의 일환이었습니다. 시민단체들은 이 사건에 대해 “APEC을 빌미로 미등록 이주민을 치우고자 정부 합동단속을 하는 것이 민주주의 인권 정부에서 가당키나 한 일인가”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복되는 비극

이번 사건은 결코 우연한 사고가 아닙니다. 2003년부터 2025년까지 법무부 단속과 연관해 숨지거나 중상을 입은 이주노동자는 33명에 달합니다. 뚜안 씨의 사망은 올해 들어 알려진 것만 여섯 번째 강제단속 피해 사례였습니다.


시민사회의 요구

단체들은 법무부가 단속 과정에서 스스로 정한 인권준칙조차 지키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단속 계획에서 추락 방지 등 안전조치를 강구해야 함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공장에 진입하면서 사업주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또한 단체들은 단속반에 대한 적법 절차 준수, 인권보호, 안전사고 예방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미란다 원칙 고지나 비자 확인 절차 없이 체포가 이루어졌다는 문제도 제기했습니다.

시민단체들의 주요 요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정부의 공식 사과 및 진상 규명: 뚜안 씨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
  • 책임자 처벌: 대구출입국·외국인사무소장 등 단속 책임자에 대한 처벌
  • 강제단속 중단: 폭력적인 방식의 단속을 즉시 멈출 것
  • 단속 과정 공개: 사건 당일 단속 전 과정의 투명한 공개
  • 체류 자격 전환 기회 제공: 장기 체류 이주민이 합법적인 체류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제도 마련
  • 기본권 보장: 비자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이주노동자의 노동권과 안전권 보장

그 이후: 산재 인정과 법무부 사과

유족과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요구 끝에, 2024년 12월 31일 법무부는 유족 및 대책위와 면담을 진행하고 공식 사과하며 단속 정책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2025년 2월 13일에는 근로복지공단이 뚜안 씨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승인했습니다. 사망한 지 108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나 법무부의 사과 이후에도 강제단속 방식의 실질적인 변화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불법인 사람은 없다”

이주인권단체들은 “불법인 사람은 없다”는 말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비자 유무로 한 사람의 존엄과 안전이 위협받아서는 안 됩니다. 한국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살아가는 모든 이주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폭력적인 단속 방식이 아닌, 인권을 존중하는 체류 제도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뚜안 씨의 아버지는 딸을 잃은 뒤에도 대통령실 앞에서 농성을 하고 청와대 앞에서 108배를 하며 딸과 같은 죽음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이 바람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연대가 필요합니다.


참고 링크